'Apple'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02 Apple iPhone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4)
  2. 2010.02.18 Apple과의 인연 (3)





1. 더 이상 수치 놀음의 스펙(spec)으로 말하지 마라.


iPhone과 iOS 혹은 현재의 모든 Apple 제품군들이 스펙으로 그 인기와 높은 완성도를 이루었다고 생각들지 않는다. 어찌보면 현재의 iPhone 3GS는 여러가지 스펙면에서는 스마트폰류 - 사실 나는 iPhone을 스마트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iPhone은 그냥 iPhone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스마트폰일 뿐이다 - 중간 정도도 안되는 스펙이지만 Apple의 iPhone은 메모리가 어떻고 CPU가 어떻고를 생각할 이유를 만들지 않았다. 사실 나만 하더라도 내가 늘 주머니에 넣어다니는 나의 소중한 iPhone 3GS의 스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단지 구입시 32GB 모델이라는 전체 용량은 알고는 있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큰지 - 아, 이건 내가 다 채울 수 있는 용량을 훨씬 상회하는구나 - 라는 의미만으로 존재할 뿐이다. 현재 나의 주력 Mac인 MacBook Air의 SSD도 128GB이다. 아마도 Windows 계열 노트북에서 400만원이나 줘서(제일 비쌀 때 샀다 ㅠ.ㅠ) 겨우 저 정도의 저장용량을 가진 노트북이라면 아마도 모두들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나의 MacBook Air는 1/2도 채우지 못한 용량으로 SSD를 업그레이드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는 이 MacBook Air뿐 아니라 과거 모든 Mac이 그러했다. 


중요한 것은 화려한 숫자놀음의 수펙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얼마나 사용자들에게 필요한만큼 적절하고 (모자라면 당연히 불편하고, 과하면 쓸데 없이 단가가 비싸진다) 정확한 정도의 스펙으로 제공되는가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스펙의 제한에 얽메이지 않고, 얼마나 그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가가 중요한 관점이다. iOS는 그에 대한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된다. 스펙을 높여 모자람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딱 적당한 만큼의 스펙으로 OS의 힘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IT 기계의 나아가야할 바가 아닌가? 물론 이러한 환경을 이루기 위해서 Apple은 iPhone의 확장성을 제한하고, iTunes를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일반 사용자에 불과한 나에게 Apple이 폐쇄적이고 아니고는 별로 중요하지도 사실 남들이 언론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그런가 하고 생각할 뿐이지, Apple의 iTS나 그 그조가 폐쇄적인지 아닌지 사실 궁금하지도 않다. 내가 사용하는데 이만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전자기기는 이 세상에서 처음접했으니 오히려 나에게는 이만큼 자유로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기계도 못봤다. 감사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비록 01010... 숫자로 만들어진 디지털 기계이지만, 인간은 숫자가 아닌 감성으로 경험으로 감각으로 느끼고 판단한다. 그러한 것을 만족시키는 스펙이 있어 이를 정량화 할 수 있다면, iOS4, iPhone은 늘 해당 시점에서 보기 드물게 100점 만점에 200점을 줄 수 있는 기계이다. 100점 만점에 100점은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상상할 수 있다.


애플의 제품은 스펙상으로는 늘 100점 만점에 100점은 아니었다.  하지만 Apple이 매력적인 이유는 상상하지도 못한, 혹은 상상만 가능했던 것의 현실화와, 어느새 나도 모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전혀 본적도 없는 새로움에의 쉽게 익숙해지는 편리함에 있다.



2. iOS4의 멀티태스킹 - 덜도 말고 더도 말고 꼭 iOS4 멀티태스킹만 같아라.


쓰다 보니 말장난같은 제목인데, 말 그대로다. 


사실 처음에 (아래 글에도 이미 관련 글이 있다) 이 멀티태스킹 자체는 아주 만족하지만, 실제로 해당 어플을 그냥 종료할 지, 혹은 백그라운드에 둘 지를 사용자가 지금과 다른 좀더 편리한 물리적 제어 방법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불평했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리고 난 수일이 지난 지금, 그 생각은 싹 바뀌게 된 것이다. 그 짧은 시간에 있었던 변화는 다름 아닌 - 대다수의 내가 애용하는 어플들이 iOS4 호환 버젼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수일만에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그들의 App을 발빠르게 iOS4에 맞추어 업그레이드하였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App들은 Fast-Swiching을 지원한다. 트윗에서도 잠시 글을 남겼지만, 이번 iOS4의 멀티테스킹 지원 방식 중에서 가장 대단한 것이 바로 이 Fast-Switching이라는 아이러니컬 한 (처음과는 완전 반대의)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는 나를 보면 참 Apple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나 그들이 주의깊고 정말 많은 시간을 고민한 결정체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Fast-Switching은 단순한 해당 어플이 로딩 시간을 걸리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는 당연한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작업 내용을 잃어버리지 않고(혹은 중단하지 않고) 다른 작업을 하고 다시 되돌아와서 언제든지 그 작업을 연속하여 진행할 수 있다는 점 - 바로 이 '연속성'에 있다고 봐야한다. 


사실 이미 iPhone의 어플들은 대부분 몇몇 덩치가 큰 게임등의 App을 제외하고는 초기 로딩시간 자체가 거의 없다. Fast-Switching이 되면서 초기 로딩마져 사라져 정말 순식간에 바로 해당 App이 호출되는 것도 반길 일이지만, 그 보다는 이전 작업의 중단되지 않고 작업을 연속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반길만한 일이다. 


iPhone 사용자라면 누구나가 과거 (iOS4 이전) 열중해서 게임을 하다가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오면 어쩔 수 없이 게임을 중단하고 전화를 받은 다음, 투덜투덜하면서 - 특히나 그 전화가 쓸데 없는 스팸전화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 이전에 하던 게임을 다시 처음부터 했던 불편한 기억들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것이 말끔하게 해결이 되었다. 이러한 기존 작업의 연속성이야 말로 Fast-Switching이 가져다 준 가장 큰 혜택이며, 이는 iPhone의  각종 어플들의 유용성을 더욱더 올려주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바로 멀티태스킹의 작업 관리자 부분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필자는 iOS4의 멀티태스킹 작업 관리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의미가 없음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는 마치 처음 Apple Mac OS X을 접했을 과거의 내 모습이 또 다시 iOS4에서 재현되는 것과 비슷했다. 


기본적으로 Windows에 익숙한 이들은 대부분 "X" 버튼을 눌러 해당 창을 닫음과 동시에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종료를 원칙으로 생각하며, 쓸데 없이 많은 멀티태스킹 작업창을 띄워 놓는 것은 시스템 자원을 소비하는 지름길이며, 시스템 오류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해왔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여서 Windows에서 동시에 5개 이상의 창(=이는 곧 Windwos에서는 어플리케이션 숫자가 되겠다)을 띄운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처음 Mac OS X을 접했을 때 (Mac OS X 10.3) 필자는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난 뒤에는 일일이 Command + Q를 눌러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종료를 시키는 것이 당연했다. 왠지 Dock에 해당 어플리케이션이 종료되지 '못하고' 불이 켜져 있으며 불안하고 시스템이 느려지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Mac OS X에 점점 익숙해 지면서 그러한 백그라운드 작업이 일반적으로 Windows에서처럼 실질적 불안감이나 불편감을 주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이제는 해당 창을 닫지도 (대부분은 숨겨둔다) 종료하지도 않는다. 기본적으로 십여개의 어플리케이션은 늘 열려 있으면서 백그라운드 작업을 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MacBook Air가 팬소음이 들린 적은 거의 없다. (사실 MacBook Air의 팬소음의 원인은 대부분 Flash 구동에 있다)


이는 iOS4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멀티태스킹에 익숙치가 않다보니 왠지 멀티태스킹 작업 관리자에 나열되어 있는 App들을 일일이 일정간격으로 종료시켜 주어야 마음이 편안했다. 왠지 속도도 더 느려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요 App들이 iOS4의 Fast-Switching을 지원하면서부터 필자의 이러한 생각은 싹 사라지게 되었다. Fast-Switching없이 그동안 iPhone을 어떻게 사용을 했나 싶을 정도로 멀티태스킹이 주는 편리함에 놀라게 되었고, 어느새 익숙해진 나를 보게 된다. 그리고 Apple이 이야기했듯이 사용자는 백그라운드 작업 여부에 대해서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음이 정말 '그러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특별한 속도 저하나 배터리 저하도 느껴지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작업 창들 사이의 빠른 스위칭과 런칭,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작업의 '연속성'은 정말 iOS4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더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필요한만큼의 그 적절함의 극치. 바로 그 극치에 iOS4는너무나도 멋지고도 정확하게도 정곡을 찔러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Apple의 승리다. 



3. 끝없는 고민과 고민, 그리고 과감한 선택과 버릴 것은 버리는 결정력이 중요하다.


애플 제품은 그 외형적인 디자인에서부터 실제 사용자와 부딛히게 되는 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제품을 사용하는 주변의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너무단 단순해서 참으로 어이가 없을 정도다. 


남들은 여기저기 노트북에 각종 LED 인디케이터를 달아서 다양한 정보를 주고자 할 때, 애플은 밋밋한 통짜 바디를 만들어 MacBook Unibody를 만들어 내 놓았다. 그나마 존재하는 몇개의 인디케이터도 레이저 타공을 하여 그 위치가 어디있는 지 조차 켜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사용자는 이제는 노트북(iPhone도 마찬가지)의 배터리를 교환할 수도 없도록 폐쇄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그 흔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은 Power 버튼조차도 가깝고도 잘 눌리지 않는 버튼으로 존재하게 한다. 애플 마우스는 이제 버튼도 없고 휠도 없어졌다. iPhone 역시 모든 스마트폰들이 각종 기능키와 다양한 외부 연결 잭을 경쟁적으로 자랑할 때, iPhone은 달랑 Home 버튼 하나와 정말 전화기로서 갖추어야할 볼륨 버튼과 파워버튼, 진동 무음 스위치만을 달았다. 그리고 모두 없앴다. 


애플 디자인은 모든 것을 담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데까지 버린다. 모든 사용자들의 요구를 채우지는 못하지만, 일반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그리고 모든 부분에 이르기가지 과감하게 "뺄샘"의 디자인을 지속한다. 그러한 정신은 iPhone에도 그래도 남아 있고, 이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멀티터치 기술이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았으며, 이미 모든 스마트폰들이 이제는 그들의 화려한 기능키와 외부 악세서리를 버리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그 어떤 다른 스마트폰들도 iPhone만큼 간단하지 않다. 여전히 그들은 iPhone보다 버튼이 더 많고 더 화려하며 더 스펙이 좋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의 섬세한 배려(?)가 반가운 적이 없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정말 누구 말대로 애플 제품을 오래 쓰다 보니 이제는 '바보'(?)가 되어서 인지 몰라도, 이제는 버튼많고 기능많고 복잡한 기계들을 보면 겁부터 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가 요즘은 많이 다들 많이 사용하는 IPTV의 리모콘류이다. 도대체 이 간단한 이 기계에 왜 이렇게 많은 버튼을 가진 리모콘이 존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QOOK이든 SK의 그것이든 간에 제공받는 리모콘은 정말 복잡해서 필자는 아직도 색깔이 다양한 그 버튼들의 기능을 다 알지 못하며, 겁이나서 눌러보지 못한 것들도 수없이 많다. 


iPod이 현재 MP3 player의 대표로 자리매김을 한 것에는, 다름아닌 그 조작의 편리함에 있다. 기존의 MP3 player 들은 정말 버튼으로 각면을 도배하다 시피했다. 그리고 그 많은 버튼들은 곧 그들의 뛰어난 기능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던 중 애플의 iPod이 나왔다. 버튼은 기껏해야 중간에 1개가 보인다. 나머지는 그냥 빙빙 돌리는 휠이다. 상하좌우 버튼은 그 휠을 눌러 작동한다. 그리고 많아도 3번 이하의 작동으로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순함에는 단순히 애플이 이를 고려할 때 '빼기'만을 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1개를 뺌으로써 그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능은 그대로 두더라도 1개를 더 뺄 수 있다면 빼서 사용자에게 편리함과 덤으로 미적인 아름다운까지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1개를 빼어 버린 빈 공간은 수많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수많은 밤을 새며 고민한 결과 탄생한 '완벽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그 그 빈자리를 훌륭히 매우고 있다. 


애플 제품들의 대단함은 바로 이러한 지독한 단순함과 그 단순함을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고민끝에 내 놓은 인터페이스에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란 바로 이러한 것을 두고 하는 것이다. 기능이 많아지고, 버튼이 많아지고, 조합 기능이 많아진다고 인간에게 편리한 기계는 아니다. 가장 편리한 기계는 바로 아무런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는 것. 필자가 아는한 이 편리함에 가장 가까운 제품군을 내 놓은 회사가 바로 Apple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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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ic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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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의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존 구루버의 It just works가 다시 한번 떠오르네요^^

    2010.07.03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도 흔히 이야기 하는 애플빠 인듯합니다. 집사람이 사과에 미쳤어라고 하니....
    애플 제품을 사용하다보면, 그 단순함에 점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2010.07.04 02: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전 계속 피씨만 써오다가 재작년쯤에 아이팟 터치를 접한 뒤 맥북 사고 아이폰 사고
    그렇게 애플빠가 됐는데요.
    흔히들 애플 제품은 전문가용이라고 하는데 써보니 오히려 더 초보자 친화적인거 같아요.
    윈도우 쓰던 시절엔 허구헌날 하던 레지스트리 뜯어고치고 최적화 시키고 이런거에서도
    다 해방이고 그냥 간편히만 쓰면 되니 이 맛에 쓰는 거 같습니다.

    2010.07.11 14: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자야 되는데 이것만 읽고 자야지 하고 읽었습니다^^
    정말 제 생각 그대로를 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서 놀래기도 했습니다
    너무 좋은 글이었구요. 늦게 읽어드려서 죄송합니다
    트위터에서 뵐게요^^ @appleclipTwT 였습니다 ㅎㅎ

    2010.07.17 02: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Mac Story2010.02.18 22:59


Apple과 필자의 첫 인연이었던 Apple Duo2300c. 독특한 도킹 시스템을 제공한 서브 노트북이었다.

필자가 처음 Apple 컴퓨터를 접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이다. 그 당시 Apple II라는 컴퓨터가 초등학교 전산실에 60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Basic이라는 언어(language)로 여러가지 산술 프로그램을 짜는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시 그게 Apple사에서 나온 PC라는 것은 알지도 못했다. 

 그 이후 XT, AT를 거쳐 386, 486 등으로 점점 PC의 하드웨어적 발전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1997년 필자가 의과대학을 다니던 시절, 잠시 미국에서 아는 지인이 사용하던 Apple의 서브 노트북(sub notebook) 컴퓨터였던 Duo 시리즈에 반하여 국내들어온 후 Duo 2300c를 구입하게 된다. 

 Apple Duo 2300c는 아주 독특한 서브 노트북으로 Duo는 도킹 시스템(Docking syste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서브 노트북이었다. 외출시에는 노트북으로 사용하면서 집이나 사무실에 돌아오면 전용 Dock - 마치 비디오 카세트 플레이어와 같은 - 에 Duo를 넣으면 이제 Dock은 다시 Desktop이 된다. 하지만 당시 필자는 가난한 의대생 시절이라 Dock과 그외 비싼 주변 기기를 장만할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Duo는 당시 서브 노트북이라 외부 저장 장치인 3.5" 플로피 드라이브와 CD 등을 악세서리로 별도 구매를 했어야 했는데 이마저도 (Dock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시 Dock 가격만 약 80만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할 수가 없어서 내장 HDD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했다. 물론 요즘 사용하는 주력 모델인 Apple MacBook Air도 외장 저장 장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지금과 그때는 너무나도 상황이 달랐다. 지금은 고성능 고속의 WiFi가 어디서나 널려 있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서 모든 것이 무선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당시만 하더라도 WEB은 제대로 활성화되지도 못하고 겨우 FTP나 Gopher 혹은 Telnet 기반의 HiTEL 서비스나 천리안 서비스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방금 나열한 것들이 생소할 지도 모르겠다) 

Mac System 7의 데스크탑. Mac OS X의 그것보다 사실 더 정감이 간다.



 당시 Duo의 Mac OS는 System 7으로 지금의 Mac OS X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메모리 관리에 엄청나게 신경을 써야 했고, Ram doubler 등을 사용해서 RAM 공간을 뻥튀기 하듯이 가상 확장하는 속임수를 쓰는 방법도 당연시 여기는 시절이었다. Intel PC 기반의 문서 호환성이 매우 낮아 관련 조절판 및 유틸리티를 써야 했고 그래도 (지금도 요원한) 한글 문서등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많이 사용하지도 않던 MS Word를 사용했고, 한글 시스템이었지만 여전히 불안한데다 출력은 정말로 불편해서 생각도 제대로 못해봤다.

 결국 어렵게 아르바이트 경비를 모아 구입한 Duo 2300c은 1년 반 정도를 쓰다가 당시 KAIST에서 박사 과정으로 계시던 교수님께 중고 헐값을 넘기고 다시는 Mac을 쓰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줄곧 IBM ThinkPad 시리즈만 사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한참 Leica를 비롯 사진 생활에 빠져서 이미지 관리 및 웹사이트 관리, 문서 편집 등에 열의를 올리던 중에 결국 Quark이나 지금의 InDesign 등의 필요성을 느껴 혼자서 공부하여야 할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Apple Mac의 필요성을 느껴 지금도 여전히 건재한 MacBook Pro 17" 2.33MHz를 구입하게 된다. 

 당시 Mac OS X 10.4 Tiger 시절이었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Mac은 변해있었다. 우선 시각적인 부분이 과거에도 아름다웠지만 여전히 아름다웠고 이미 Intel Mac으로 이주하여 Mac OS X의 바탕을 완성시킨 Tiger 였기에 일반적인 업무와 퍼스컴으로 국내에서 사용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사용법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물론 예전에 System 7 시절에 사용한 경험은 있지만 그것과는 이름만 동일한 Mac이었지 완전히 달랐다. 간단한 어플리케이션 설치부터가 어려워 디스크 이미지를 마운트하고 어플을 실행한 뒤 Quit(종료)를 하면 늘 어플리케이션이 사라져 버리는 황당한 일이 수일째 반복되었다.

 일단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할 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어렵게 웹 상에서 KMUG 등을 통해서 이런저런 질문/답변란을 기웃거려 겨우 Mac OS X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게 되었고 작동 구조를 파악하였다. 그래도 도대체 어디에서 무슨 어플리케이션을 어떻게 구해서 사용해야할 지 조차도 막막했다. Mac 유저들은 Mac 유저들에게 매우 호인적이고 친절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답답한 초보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 벽은 높게만 느껴졌다. 내가 몰라서 10 가지를 물어 보면 돌아오는 답변은 2-3이 고작이고 그것도 과거에 질문이 있으니 다시 찾아보라고 하는 짜증섞인 답변이 많았다. 물론 수많은 초보들이 매번 반복되는 질문에 답변해 주는 것이 무리고 사실 나도 그게 싫어서 이곳에서 Mac - 및 Leica - Story를 연재하게 된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여하튼 그 당시에는 참으로 답답하고 어려웠다. 아시다시피 Apple 제품은 사용 설명서가 없지 않은가.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전세계 각종 맥 관련 사이트와 Amazon 등을 통해서 구입한 (국내 관련 서적은 없었다 - 맥마당과 같은 잡지를 제외하고) 책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공부를 해 나갔고 결국 약 6개월 뒤에는 더 이상 책에서 얻을 정보가 없을만큼 웬만한 사용법은 모두 익히게 되었고 어느새 Windows PC 앞에서 Command 키가 없는 자판에 황당해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나와 같은 초보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Mac Story를 연재하기 시작하였다. 나와 같은 시간낭비를 다른 사람은 하지 않기를 바랬고, 그 절약된 시간에 좀더 생산적인 업무를 한다면, 그래서 수많은 맥 초보들이 맥에 적응하기 위한(정말로 사라져야할 불필요한) 시간을 한사람당 1시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100명이면 100시간이고 1,000명이면 1,000시간이라 생각했고 그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업무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그만큼 더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는 거창한 생각까지 하면서, 결국 그동안 내 스스로 공부하면서 모아둔 글들을 Mac Story에 연재하였다.

필자의 주력기인 Apple MacBook Air Rev 2


그리고 그렇게 공중보건의 생활이 끝나고 이제는 다시 교수로서 재직한 1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그렇게 꿈속에서도 바라던 iPhone은 내 손에 들려 있고, MacBook Air로 늘 Keynote로 강의록을 만들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나올 iPad를 매일밤 꿈꾸곤 한다. 

돌이켜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나의 Apple과의 인연. 

이제는 웃으면서 떠올릴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돌이켜보면 그 예전 미국 보스턴 작은 골방에서 본 선배의 Duo230의 첫 느낌과 그 충격, 그 아름답던 Macintosh의 Desktop 화면과 유려한 마우스 포인터의 움직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Mac Story는 어쩌면 그때부터 시작될 기미를 보이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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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과의 인연  (3) 2010.02.18
Posted by leic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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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만규

    전우현님의 글 덕분에 더 열심히 맥 생활을 했던것 같습니다. 오늘 정말 우연하게 티스토리 주소를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연재를 하고 계셨군요..^^;

    예전에 맥북에어 1세대(HDD)를 잠깐 쓰다가 다시 중고로 내놓았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맥북에어를 잘 쓰고 계시니....다음 맥은 맥북에어로 가도 괜찮을것 같다는 믿음이 또 생깁니다.

    2010.03.03 08: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전우현입니다. 다시 이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MacBook Air는 정말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입할 때 환율 문제로 약 400만원 가까이 엄청난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약 10일뒤 (1주일이 지나면 환불도 안되죠 ㅠ.ㅠ) 1/2가격으로 떨어져 새로운 3세대가 나오는 걸 보고 황당했더랍니다. --a 그래도 아주 만족하게 강의 준비 및 Keynote 프리젠테이션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제 Times 가방에 쏙 들어가는 그 가벼움 때문에 200% 만족합니다. SSD로 했기 때문에 솔직히 어떤 부분은 제 MacBooK Pro (7200 rpm 자가 교체 모델)보다 훨씬 빨라서 좋습니다. 다만 로딩이 걸리는 경우 냉각팬 돌아가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 경우만 제외하면 아주 만족합니다. 개인적으로 곧 발매될 iPad에 아주 기대가 큽니다. 감사합니다.

      2010.03.04 13:54 신고 [ ADDR : EDIT/ DEL ]
  2. 전우현님께 가끔 질문 드렸던 사람이고 명쾌한 대답에 늘 감사드립니다.
    눈팅만 하고 있다가 주인장의 글을 보고 구매를 했답니다.
    업계에 몸담고 있었던 22년 중 1년 정도 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졌고... 머물러 있던 시간에 대해서 좀 힘들기는 하지만 이직과 함께 많은 변화를 통해서 정체되어 있던 일상에 많은 변화를 해서 나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주머니도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Mac Book - 프레젠테이션 용, 직원 교육 용
    Mac Mini - 집에서 사용,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Windows boot camp
    Mac Mini G4 1.25 - web server : 너무 어렵네요...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 고향이 대구인데요. 본가가 화원 이랍니다.

    hendrix4@paran.com으로 연락처 주시면 식사 대접 한번 하겠습니다.

    2010.03.24 10: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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